데이터 분석 및 시각화를 업으로 한다는 것

Team Mondrian 은 데이터 시각화와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SW 팀이다. 각자 자신이 있던 회사나 연구실을 나와 본격적으로 팀 활동은 시작한 것은 2015년 부터였고 회사로 등록한게 2016년 이니까 벌써 최소 2년 이상은 한국의 스타트 업 환경에서 나름대로의 기반을 쌓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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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의 시작에서 올해는 어떠한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 할 것인지를 팀원들과 이야기 하다가 새로운 영역으로 진행하기에 앞서 그간에 일들을 정리해 보는것이 좋겠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그도 그럴것이 현재까지 5~6명 안팍의 팀원을 유지하면서 12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프라이빗 깃헙으로 생성한 팀 프로젝트는 26개에 달하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외부에 공유한 적이 없었다. 반복가능한 수익 모델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부에 홍보해봐야 비 자발적인 용역 프로젝트가 더 생겨날 뿐이라는 생각 때문 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꼭 외부인을 위한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지난 활동들을 정리하고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팀 블로그를 시작하기로 했다.

회사에 대해

간혹 지인이 회사에 대한 소개를 부탁하면 능력있는 연구원들과 모여서 데이터 분석 및 시각화와 관련된 웹/ 모바일 SW를 개발하고 있다고 답변한다. 하지만 그 다음엔 Data Visualization & Analysis 분야가 일반적으로 너무 폭넓은 개념이어서 정확히 어떤 회사인지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도메인을 특정하기 어려운데 예를들면 다루는 데이터가 생체 정보면 헬스케어 도메인이고 피트니스 데이터면 웰니스, WebGL을 활용해서 도시 데이터를 다루면 스마트 시티, 산업 데이터면 스마트 팩토리 분야로 보이기 때문이다. 데이터 분석의 특성상, 태생 자체가 다루는 데이터에 따라 의존적이다. 게다가 시각화 라는 영역은 정말로 시각적인 형태로 보여주기 전에는 구두로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시각적 정보의 대부분이 단어의 형태로 정제될 때 함축 또는 소멸 되어버리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진행된 프로젝트만 봐도, IoT 센서 데이터 처리엔진과 대시보드, 품질 측정 데이터에 대한 웹 관리도구, 클라우드 서비스형 GIS, 웹 스마트 시티 시각화 솔루션, 웨어러블 제품과 연동되는 하이브리드 앱, Webgl 을 활용한 3차원 통계 데이터 시각화 등.. 참으로 다양하다. 일관성 없이 여러 방면에 손을 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고 우리 스스로도 방향을 헷갈려 하는 경우도 있는데, 우리가 하는일에서 공통된 하나의 문장을 뽑아 보라고 하면 복잡한 데이터를 정제해서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일 로 정의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팀을 만든 초기부터 지금까지 우리가 일관되게 해온 일이다.

Team

복잡한 데이터를 다루는 일은 다분히 기술적이고, 이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일은 일면 예술적인 영역이다.
이 두가지를 한번에 다 잘하는 사람을 찾기란 어렵고, 설령 그런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개인이 제한된 시간하에서 모든 영역의 일을 수행 할 수 도 없다. 그래서 작품 활동은 팀으로 진행 되어야 하고, 기술은 예술의 영역을, 예술은 기술의 영역을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다가가기를 시도해야 한다.

엔지니어 팀 전체가 업무시간 중에 미술관에 가거나, 디자이너가 기술 세션에 참가하는 일이 팀에서 장려되는 이유는 서로의 영역으로 다가서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각각의 전문영역 이라서 굳이 이해할 필요가 없는 일이고, 고도로 분업화된 활동이 생산성을 더 발휘할 수 있다는 논리는 창의적인 활동에서는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개발업무를 납기를 준수하는 ‘생산라인'으로 볼 것인지, 창조와 파괴가 빈번한 ‘작품활동'으로 볼 것인지의 시각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고도로 분업화된 환경에서 개인은 전체를 보는 눈을 잃고 생산물에 대한 주체성과 애착을 잃어버리면 종국에는 생산 활동에 대한 의지마저 약화시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 수 있다.
(업무의 파편화. 많은 근로자가 자신의 일에서 보람을 찾지 못하는 원인 중에 한가지가 아닐까.)

디자이너와 개발자가 서로 다른 영역에 서있고 그래서 이해하기 어려운 상대방으로 상정해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디자인과 코딩이라는 것의 본질은 생각을 creation 하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도구가, 선과 색인가 아니면 구조화된 기호인가 정도의 차이 일 뿐 본질적으로는 같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자세히..)

여느 제품 개발과정에서나 모두 마찬가지 이겠지만, 특히 데이터 분석/시각화 영역에서는 디자인과 개발업무가 서로의 분야를 충분히 존중하고 이해하면서도 효율적 협업 구조를 갖는 '팀 문화' 자체가 경쟁력이 된다고 생각한다. 오직 그러한 기반 하에서만 작업물에 대한 통찰과 개선이 가능하다.

Mondrian

시각화의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 하려면 왜 팀 이름이 Mondrian 인지를 먼저 이야기 해야 할 것 같다. 가끔 회사 로고를 보고 눈치채는 분들도 더러 있는데, Piet Mondrian 이라는 독일의 화가 이름에서 따왔다.(https://en.wikipedia.org/wiki/Piet_Mondrian)

사실 처음엔 데이터 ‘시각화’ 보다는 ‘분석’ 에 무게를 두었기 때문에 수학자 Euler 의 이름을 땄다. 오일러 공식의 그 오일러 맞다. 이후에 화가인 Mondrian 으로 바꾼 이유는 Euler 를 오일러로 읽는 사람도 얼마 없는데다, 보일러나 오일 회사의 이미지가 먼저 연상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수학적 계산보다는 시각적 표현이 일반 사용자에게 먼저 더 어필하기 때문이기도 했다. 하루에 20시간씩 연구에 매진해 결국 한쪽 눈을 잃고 뇌출혈로 생을 마감한 오일러 보다는 비밥재즈에 심취하고 사교댄스를 좋아했던, 뉴욕에서 전성기를 맞이한 화가 쪽 삶이 더 낫지 않느냐는 생각도 영향을 줬던것 같다.

몬드리안이라는 화가의 이름을 못들어 보았다 하더라도 그의 그림은 어딘가에서 한번은 보았을 것이다. 작품을 본 첫인상은 워낙 단순하고 직선적이어서 ‘이건 뭐 나도 하겠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 그는 추상화 선구자이자, 단순히 우연과 예술의 영역이라고 뭉뚱그려지는 세계에서 나름의 문법과 논리를 통해 일관성 있는 법칙을 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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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이 갖고 있는 가장 본질적인 속성을 표현하는데 집중하였고, 그러한 추상화를 반복하면 수직선과 수평선, 그리고 몇가지 원색들의 배치로도 충분히 나타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수직선은 생기, 수평선은 안정과 평안을 나타낸다. 이 수직과 수평이 만나는 접점을 통해 균형을 표현한다. 그러고 보면 균형은 단순히 멈춰진 상태가 아니라 안정감 속에서의 생기와 역동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데이터를 시각적으로 그려낸다는 것은 무엇일까. 복잡하기만 한 데이터를 한눈에 이해 가능한 수준으로 추상화를 시키는 과정.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끊임없이 소거하여 사물(데이터)에 내재된 본질을 드러내는 것이야 말로 몬드리안이 말하는 '차가운 추상성’이자, 데이터 시각화의 의의 아닐까.

그래서 다른이들이 더 현실적이고 사실적인 표현이 가능한 기술을 추구할 때 우리는 그 반대의 방향으로 진행해 왔고, 그렇게 만들어진 개발 결과물은 다시 어떤 형태로든 팀의 색깔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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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타 서비스에서는 좀더 현실에 가깝도록 GIS 기술을 개선하는데 비해, 팀 몬드리안의 내용은 의도적으로 추상과 함축을 통해 도시의 모형을 축소시킴. 도시 자체는 표현하는 데이터가 아니라 데이터를 표현할 배경 캔버스로서의 역할 이라는 관점. Project soran map )

모든 프로젝트에 이런 시각과 방향성이 들어맞는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초기 애플에서 보여준, 또는 최근 샤오미 제품에서 보이는 과감한 절제미가 소비자에게 호평을 받는 것처럼, 복잡해진 세계는 좀 더 단순해 질 필요가 있다.

하물며 인간이 직접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워서 의도적인 가공을 요구하게된 복잡한 데이터의 세계에서 몬드리안의 철학이 더욱 빛을 발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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